책소개

 너무 쉽게 나와 남을 가르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다양성’과 ‘공존’에 관한 이야기

 

‘꼬리 괴물로 대표되는 꼬리가 있는 존재 vs 사람으로 대표되는 꼬리가 없는 존재, 둘 중 어느 존재가 정상일까?’라는 질문을 통해 진짜 vs 가짜, 정상 vs 비정상, 현실 vs 환상, 장애 vs 비장애 등의 경계 그리고 이를 허물어버리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너무 쉽게 나와 남을 가르고, 누군가가 어떤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혐오’라는 굴레를 씌워 우리의 경계 바깥으로 밀어내는 데 급급한 오늘날의 우리에게 다양성을 존중하며 공존하는 삶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저자 소개
2008년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웅진주니어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돌 씹어 먹는 아이』로 제5회 창원아동문학상, 『어떤 아이가』로 제54회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았다.

 

 

그동안 쓴 책으로 『가정 통신문 소동』, 『통조림 학원』, 『복수의 여신』 『봄날의 곰』, 『바느질 소녀』, 『나의 진주 드레스』,

 『어쩌다 부회장(떠드는 아이들 1)』, 『이상한 아이 옆에 또 이상한 아이(떠드는 아이들 2)』 등이 있다.


책 속으로

 

 “미끄덩한 꼬리가 꿈틀거리는 게 얼마나 징그러운지 알아?”
“하지만 난 이 꼬리로 어디로든 기어갈 수 있어. 날마다 맛있는 식사도 할 수 있고.

이 꼬리로 작은 들짐승들의 몸을 돌돌 말아 꼭 조여 숨통을 끊을 수 있거든.”
꼬리 괴물이 꼬리를 흔들어 대며 말했어.


“귀엽고 착한 작은 짐승들의 목을 조른다고?”
“나는 며칠 전 네가 그 손으로 마른 오징어를 쫙쫙 찢어 먹는 걸 보았어.

숨이 멎는 것만 같았지.”
--- p.20~21

“처음 사귄 무서운 괴물 친구인데.”
내가 중얼거렸어.


“처음 사귄 징그러운 사람 친구인데.”
꼬리 괴물이 중얼거렸어.


꼬리 괴물은 내 손, 내 양말, 내 머리카락, 내 속눈썹을 보았어.
나는 꿀빛으로 은은하게 반짝이는 매끄러운 꼬리를 보았지.
우린 한참 동안 말없이 서로를 보았어.

 

 

 

출판사 리뷰


“야, 꼬리 괴물.”
“야, 어린 사람 괴물.”
괴물은 누구일까요?

‘사람답게 사는 삶은 타자에 눈뜨고 거듭 깨어나는 삶이다. 타자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되는 순간, 타자는 더 이상 타자가 아니며 대신 우리라는 신기한 집합이 탄생한다.’ 철학자 레비나스의 말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기는커녕, 나와 남, 우리와 남을 가르는 행위를 반복하며, 누군가가 어떤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혐오’라는 굴레를 씌워 우리의 경계 바깥으로 밀어내는 데 급급합니다. 『너는 괴물?』은 이런 우리의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로, 다양성, 나다움, 공존, 혐오, 차별, 편견 같은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집니다.

한쪽은 귀여운 아이, 한쪽은 징그러운 꼬리 괴물. 이 작품의 두 주인공입니다. 아이는 꼬리 괴물을 향해 당연하다는 듯 “징그럽고 무섭다.”고 말하고, 꼬리 괴물은 아이를 향해 “꼬리가 없는 네가 무서워!”라고 말합니다. 한 번도 자신이 징그럽고 무서운 존재일 거라 생각해 본 적 없는 아이는 순간 혼란에 빠집니다. 처음에는 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지만, 아이는 곧 꼬리 괴물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고, 자신에 대한 괴물의 시선을 환기하며 자신의 모습에 대해 의문을 갖습니다. 그리고 꼬리 괴물의 시선으로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 아이는 스스럼없이 꼬리 괴물의 존재를 인정합니다. 이렇게 둘은 서로에 대해 친밀하고 열린 시선을 갖게 되고, 마침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지요.

 

작가는 누가 귀엽고 누가 징그러운 건지,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 건지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으면서 그저 담담하게 둘 사이의 관계를 그립니다. 그리고 독자는 ‘꼬리 괴물로 대표되는 꼬리가 있는 존재 vs 사람으로 대표되는 꼬리가 없는 존재, 둘 중 어느 존재가 정상일까?’라는 한 번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진짜 vs 가짜, 정상 vs 비정상, 현실 vs 환상, 장애 vs 비장애 등 여러 가지 것들의 경계 그리고 이를 허물어버리는 것에 대한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고요. 과연 누가 괴물일까요? 과연 무엇이 괴물일까요?

 

당신의 꼬리 달린 친구는 누구인가요?
당신의 꼬리 달린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어느 쓸쓸한 날, 나는 가만히 거울을 들여다보았어요. 거울 속에 낯선 괴물이 있었지요. 나는 그 괴물과 눈을 마주 보며 오래 이야기를 나눴어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고 신기하고 이상한 이야기, 지루하고 슬프고 바보 같은 이야기를요. 마침내 나는 아주 멋진 친구를 사귀게 되었어요. 여러분도 꼭 해 보세요. 어느 집에나 거울 한 개 정도는 있으니까요.’

송미경 작가의 말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은 새로움이란 즐거움을 줘요. 새로운 것이 늘 좋지만은 않더라도, 좋은지 나쁜지 알기 위해서라도 좀 더 용기를 내어 보면 어떨까요? 적어도 모험 가득한 신나는 날들은 따라올 테니까요. 엘리스가 토끼를 따라가 모험 가득한 세상을 만났던 것처럼 말이죠. 우리 함께 낯선 꼬리를 따라가 볼까요? 새로운 친구가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

 

「작가의 말」 중에서

 

김남진 작가의 말

『너는 괴물?』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층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꼬리 괴물과 아이의 관계 변화를 외면의 관점에서 보면 차별과 편견 없이 저마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공존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개인의 내면의 관점에서 보면 자신의 내면의 발견, 즉 자기 안에 받아들이기 힘들고 어렵던 어둠과 조우하면서 낯설고 통념상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고정관념에서 스스로 자유로워지고 화해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이 이야기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는, 토론의 장이 열리는 책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그래, 나에겐 꼬리 달린 친구가 있어.’라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마침표로 종결된 문장이지만, 우리에게 “당신의 꼬리 달린 친구는 누구(무엇)인가요?“라고 묻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어쩌면 이 이야기는 우리가 저마다의 꼬리 달린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라고 쓰여졌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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