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원래 자격이 없는데 주변 사람들을 기만하여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되었다는 불안 심리를 ‘가면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1970년대 후반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 심리학과에 근무하던
폴린 클랜스(Pauline Clance)와 수잔 임스(Suzanne Imes)는
이 현상을 집중적으로 연구했습니다.
대학 신입생은 물론 저명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인터뷰한 결과, 적지 않은 사람들이
총명하고 충분한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으며,
언젠가는 가면이 벗겨져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성공도 해봐야 익숙해진다고 합니다.
항상 자신이 ‘가면을 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과감한 도전이 필요할 때 위축되기 마련이며,
자신의 가면이 벗겨질지 모른다는
긴장과 불안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심지어는 가면이
벗겨질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극단적인 길을 모색할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그러면 왜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일까요?
학자들은 최악의 상황에 닥쳤을 때 받을 수 있는
심리적 충격을 피하려는 동기 때문에 이런 방어기전을
작동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가면 증후군’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해 높은 기대를 걸었다가 실패하는 것을
잠재의식 속에서 그 무엇보다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신이 진정한 프로들 속에 숨어든 ‘사기꾼’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면, 실패를 하더라도
“원래 나는 그것밖에 안 되는 놈이었잖아”라고
위안하면 그만이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본다면 약간은 비겁한 방어본능인 것 같네요.
할리우드의 여성 스타 엠마 왓슨과
나탈리 포트만도 앓았던 가면 증후군
6개 국어를 구사할 만큼 똑똑한 포트만은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하버드에 입학할 때 무언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었고, 멍청한 여배우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어려운 수업만 들었노라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