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내 독감백신 시장의 지형 변화가 전망됩니다.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을 위해 잠시 시장을 떠났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2년 만에 복귀합니다. 또 지난해 신규 품목허가를 통해 국내시장의 문을 연 CSL시퀴러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독감백신 공급 업체가 작년 7개사에서 올해 9개사로 늘어나면서 이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작년 7개사→올해 9개사…SK바사·CSL시퀴러스 가세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독감백신 3000만명분의 국가출하승인이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유통 예정인 독감백신으로 9개사 11개 제품을 소개했습니다.
국내제조 품목은 8개로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VIII테트라백신주'와 '보령플루V테트라백신주' ▲보령 '비알플루텍I테트라백신주' ▲녹십자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주'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PF주'와 '코박스플루4가PF주' ▲일양약품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주'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 등입니다.
수입 품목은 3개로 ▲사노피파스퇴르 '박씨그리프테트라주' ▲GSK '플루아릭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 ▲메디팁 '플루아드쿼드프리필드시린지' 등입니다.

▲ 2023년 국내 유통 예정 독감백신(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작년과 비교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와 메디팁 플루아드가 추가됐다.
플루아드는 지난해 9월 허가받은 제품입니다. 다만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아 국내 공급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국내 의약품 컨설팅업체인 메디팁은 아직 국내 영업허가를 받지 않은 CSL시퀴러스를 대신해 이 제품을 허가받은 바 있습니다. CSL시퀴러스는 호주 제약사 CSL의 백신사업부와 노바티스 인플루엔자 부서가 합쳐진 백신전문 기업입니다.
SK바사, 이탈 직전 시장 1위 올라…복귀 시 녹십자와 선두 경쟁 전망
제약업계에선 신규 추가된 두 백신이 시장에 적잖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합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2021·2022년 연속으로 독감백신의 생산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에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백신 생산 중단 직전인 2020년 이 시장 선두에 오른 바 있습니다. 그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1647억원의 독감백신 생산실적을 올리며 기존 시장 선두였던 녹십자 지씨플루(1399억원)를 2위로 끌어내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시장을 떠난 동안 녹십자가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백에서 발생한 지분 중 상당부분을 흡수하면서 2021년 생산실적은 2331억원으로 치솟았다.
아직 구체적인 생산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약업계에선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생산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시장에 복귀할 경우 녹십자와 치열한 선두 경쟁이 예상되는 이유다.

▲ 연도별 제약사 독감백신 생산실적(단위 억원,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시퀴러스가 메디팁을 통해 공급하는 플루아드의 연착륙 여부도 지켜볼 부분입니다.
플루아드는 면역증강제 독감백신입니다. 면역 체계가 저하된 노인의 예방효과를 높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면역증강제가 함유된 플루아드쿼드 등 4가 고성능 백신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또한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이라는 점도 시장 변화를 예상케 하는 대목입니다. 기존에 국내 공급된 독감백신 중 세포배양 방식은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가 유일했습니다.